
남편이 6년 뒤 정년을 앞두고 있는데,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바로 건강보험료 때문입니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합치면 연 2천만 원이 넘는데, 이렇게 되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어 건보료가 상당히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저도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남편의 소득이 2천만 원을 넘으면 제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도 없습니다. 퇴직 후 집 한 채와 자동차만 남은 상황에서 건보료 폭탄을 맞을 생각을 하니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건강보험료를 최소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직접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2026년 건보료 정률제 개편, 중산층이 더 불리해진다
2026년부터 건강보험료 체계가 등급제에서 정률제로 바뀐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지금까지는 재산을 60개 등급으로 나눠 계단식으로 건보료를 부과했는데, 앞으로는 가진 만큼 정확히 계산해서 내는 방식으로 바뀝니다. 여기서 정률제란 소득이나 재산 금액에 일정한 비율을 곱해 건보료를 산정하는 방식을 말합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쉽게 말해 문턱 효과를 없애고 슬라이딩 방식으로 부드럽게 올라가도록 조정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계산해보니 이 제도가 중산층에게는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득에 대해서는 이미 건보료율 7.19%에 장기요양보험료까지 합쳐 약 8%를 내고 있고, 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월 최대 500만 원 수준에서 상한선이 정해져 있습니다. 반면 재산에 대한 건보료 최고액은 월 55만 원 정도입니다. 재산세 과세표준 100억 원인 사람도 55만 원, 10억 원인 사람도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처럼 서울에 아파트 한 채 갖고 있는 가구가 가장 애매합니다. 재산세 과표 기준으로 10억 원 정도면 실거래가는 20억 원이 넘는데, 이 정도면 월 16만 원 정도 건보료가 나옵니다. 반면 100억 원대 자산가는 50만 원 선에서 멈추니, 비율로 따지면 저희 같은 중산층이 훨씬 더 많이 내는 셈입니다. 이번 개편이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지만, 실제로는 고액 자산가들이 절세 방법을 더 잘 알고 있어 오히려 중산층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듭니다.
퇴직 후 3년은 임의계속가입으로 버텨라
퇴직 후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제도가 바로 임의계속가입입니다. 이 제도는 퇴직 전 직장가입자로 내던 건보료 수준을 퇴직 후 3년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입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여기서 임의계속가입이란 퇴직 후 2개월 이내에 신청하면 회사가 절반 부담해주던 수준의 보험료를 본인이 전액 내더라도,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훨씬 높은 보험료를 내는 것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제 남편의 경우를 예로 들면, 퇴직 전 월 50만 원 정도 건보료를 냈다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월 60만 원 이상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임의계속가입을 신청하면 50만 원 수준을 3년간 유지할 수 있어 연간 100만 원 이상 절감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 제도는 꼭 알아둬야 합니다. 퇴직 후 2개월이라는 신청 기한을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3년이 지나면 어차피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므로, 이 기간 동안 재취업을 하거나 연금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서 건보료 부담을 줄일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저는 이 3년을 '건보료 전략 수립 기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기간에 소득 구조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평생 건보료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연금 포트폴리오 재구성, 비과세 상품을 활용하라
건보료를 줄이려면 연금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합니다. 단순히 수익률만 볼 게 아니라, 나중에 연금을 받을 때 건보료가 부과되는지도 반드시 따져봐야 합니다. IRP(개인형 퇴직연금)나 연금저축은 연금소득으로 분류되어 건보료 부과 대상입니다. 반면 비과세 연금보험은 현재 건보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비과세 연금보험이란 월 납입액 150만 원 이하, 총 납입액 1억 원 이하 범위에서 가입하면 나중에 연금을 받을 때 세금도 없고 건보료도 부과되지 않는 상품을 말합니다. 여기에 최근 나온 톤틴 연금 상품은 최저보증 수익률이 연 7~8%에 달해 매력적입니다. 톤틴 연금이란 중도 해지자에게 페널티를 부과해 그 재원을 평생 연금으로 받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구조로, 장기 유지할 경우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제 경우 남편의 연금 포트폴리오를 다음과 같이 재구성하려고 합니다.
- 공적연금(공무원연금, 국민연금): 기본 소득원으로 유지
- 퇴직연금(IRP): 세액공제 혜택을 받되, 연금 수령 시 건보료 부담 고려
- 비과세 연금보험: 월 100만 원씩 납입해 건보료 없는 안정적 소득원 확보
이렇게 3층 구조로 짜면 월 500만 원 정도 연금 소득을 만들 수 있고, 그중 일부는 건보료 부담 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주택연금도 고려 중입니다. 70세 기준으로 시세 1억 원당 월 30만 원을 평생 받을 수 있고, 주택연금 수령액은 건보료 부과 대상이 아닙니다. 게다가 상속세 계산 시 채무로 인정되어 세금 절감 효과도 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주택연금을 자식에게 집을 물려주지 못한다는 부담 때문에 꺼렸습니다. 하지만 요즘 자식들도 부모에게 용돈을 바라기보다는 부모가 주택연금으로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걸 더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희 세대는 자식에게 노후를 맡길 수 없는 낀 세대이기 때문에,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건강보험료 문제는 단순히 세금을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노후 소득 전략 전체를 재설계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퇴직 후 임의계속가입 3년을 버티는 동안 연금 포트폴리오를 비과세 상품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필요하다면 주택연금까지 활용해 월 500만 원 이상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건보료 폭탄을 피하려면 최소 퇴직 10년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여러분도 건강보험료 전략을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